한일 어업협정이 독도 영유권 분쟁의 불씨를 남겼기 때문에 재협상
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 일각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독도가 중간수역에 포함됐는데도 합의서상 지도에 독도 표시가 전
혀 없는데다, 합의서 조항에도 '본 어협으로써 양국의 입장을 변경하거나
저해하지 않는다'는 애매한 내용만 들어 있어,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명백
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정부는 "어협과 영유권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국제법 전
문가들은 "순진하게 일본의 전략에 말려 들었다"고 비판한다.
한나라당은 28일 정책위 성명을 발표, 재협상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독도를 중간수역에 포함시킨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
한다.
'경계획정이 어려울 때는 협정 당사국이 실질적 성격의 잠정적 합
의를 해야 한다'는 국제해양법 협약(74조3항)은 영유권 분쟁대상 지역은
잠정수역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
따라서 독도를 중간수역에서 당연히 제외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김영구 해양대 교수는 "과거 협정에서도 독도는 제외돼 있
었다"며 "이번에 독도를 중간수역에 넣은 것은 영유권 분쟁의 빌미를 제
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65년 체결된 옛 어업협정에는 독도가 공동규제수역 밖에 있었으며,
74년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에는 '공동개발수역 획정으로 영유권 주장이
변경되거나 철회되는 게 아니다'라고 못박았었다.
8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극도 "남극조약으로 인해 영유권 주
장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명문화했다.
또다른 쟁점은 독도를 어떻게 보느냐는 문제.
유인도로 보면 2백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독도는 암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일어협 가서명 당사자인 외교통상부 윤병세 심의관은 28
일 해양수산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 김기춘 의원의 질문에 대
해 "독도를 암초로 보는 게 국익에 실질적으로 명목적으로 도움이 된다"
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윤 심의관은 "독도의 EEZ를 주장할 경우 일본도 같은
주장을 펴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독도는 12해리 영해를 가진 한국 영토로 한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며 "무협정 상태에서의 독도의 지위가 우리에게
더욱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입장에 일관성이 없다"며 반박한다.
1백7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이 80m, 5백t급 배의 접안시설을 만
들고, 3층 건물을 지어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결국 어협 타결에 너무 매달리다 일본 페이스에 휘말렸다는 지적이
다.